어제는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고교동기생 모임을 가졌습니다. 다 모여야 5명인 단출한 모임인데 어제는 한 친구가 코로나로 인해서 불참하고 4명이 모였지요.
30여 년 동안 모임의 틀 안에서 주기적으로 만나는 친구들입니다.
그러다 보니 서로의 형편을 잘 알고 격의가 없는 대화를 주고받는 편한 사이지요.
아직은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없어 몇 잔의 반주를 즐기기에 문제가 없지만 선호 주종이 소주에서 막걸리로 변했어요.
저만 홀로 소주를 즐겼습니다.
대화의 주제는 건강,
키워드는 요양병원이었어요.
요양병원은 죽으러 가는 곳이고,
요양병원에 가기 전까지의 삶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삶의 전부라는 얘기였어요.
카페에 가서도 따끈한 한방대추차로 수렴이 되더군요.
만남의 본질이 나눔에 맞닿아 있고 정확한 현실 인식을 토대로 적절한 대책이 강구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울한 현실의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지만,
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 상추 나눔 얘기로 글을 맺고자 합니다.
제가 농사지어 수확한 상추를 종류별로 한 줌씩 섞어서 세명의 친구에게 넉넉히 나눔을 했습니다.
세 친구 모두 시골에서 나서 자랐기에 어쩌면 유년기 시골에서 느꼈던 정을 느끼고,
길들여진 입맛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면서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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